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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올빼미, 팩션의 한계

by 작은도시락통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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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는 극장에 가서 보지는 못했고 이번에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사극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팩션이라서 쉽게 보아지지 않았습니다.

팩션은 잘 만들어야 하고 잘 만들지 못하면 그냥 다큐 보는 것 같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들을 질투해서 소현세자를 죽였다는 것이 거의 정설인 인조의

이야기는 사실 두산백과 사전에 나온 것만 읽어도 재미가 있습니다.

 

두산백과에 나온 그대로의 역사적인 사실, 팩트에

영화 제목 올빼미의 주인공인 류준열이 밤에 만 볼 수 있는 소경으로 나와서

소현세자의 곁에서 그날 밤 어떤 자가 소현세자를 죽이는지

지켜보았다는 것이 픽션으로 덧붙여져 있습니다.

 

류준열 배우의 연기는 이제 물이 올랐더군요.

강하면 강한대로, 부드러우면 부드러운 대로 강약 조절을 잘 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약간은 긴장감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그건 편집이나 연출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조는 유해진 배우가 나옵니다.

왕 역할에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다만 인조 부분의 스토리가 짜임새가 튼튼하지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들을 죽이는 아비로서 한 치의 고뇌도 없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것이 어째 약간 바보 같아 보입니다.

총명한 아들을 질투하는 아버지의 역할도 어딘가  미진해 보입니다.

평면적이라고 할까요.

하나 더하기 하나 해 봐, 둘이 되는 거잖아 이런 느낌.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과연 아버지라는 자가 저랬을까?

저랬다면 정신병이거나 바보죠.

소용 조씨의 치맛바람에 놀아나서 아들을 죽였다면, 그것도 약간은 갸우뚱해집니다.

 

어차피 우리가 (아니 제가!) 인조 부분을 공부할 때는 뛰어넘어버리든지,

두 개의 호란을 외면해 버리고는 합니다. 

저는 정말 인조 시기의 역사가 너무 싫었어요.

그렇다하더라도 영화니까

인조라는 인물에  대해 좀더 차근히 인간적인 부분을세밀하게 보여주었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인조는 인간으로의 고뇌도 없었을까요?

그저 아들을 질투하는 못난이였을까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지질한 왕이었다고 한다면,

그가 지질해지게 되었던 이유를 층층으로 서사를 쌓아줬어야 하는데,

감독은 이야기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다루는 거니까,

부분은 빼도 된다고 조금은 안일하게 넘어가 버리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소현세자는 김성철 배우님이 연기를 하셨는데요.

이분이 굉장히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거쳐 인질이 되어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왕세자로

곧 왕위에 올라 이 나라와 백성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를 고뇌하는 모습을 잘 그렸습니다.

[그해 우리는]에서도 익히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로구나 생각은 했습니다.

정다미를 짝사랑하다 혼자 실연하는 연기는 정말 좋았거든요.

여기에서도 나라와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총명한 소현세자 연기를 정말 해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가 우리나라 OTT 시장에서 가장 열세를 면치 못하는 것 같던데요.

저는 스타워즈와 만달로리안 때문에 가입했습니다.

올빼미는 시네마 채널 같은 데서 유료로 방송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제가 극장에 가서 보았던 사극 여러 편 중에 왕의 남자 이후에 그나마 제대로 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놓치지 말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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