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4월은 너의 거짓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

by 작은도시락통 2023. 7. 6.
728x90
반응형

 

열한 살이 되던 해 가을, 나는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었다!

 

이 한 문장으로 4월은 너의 거짓말이 시작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이 세상 전부를 주어도 너와 바꿀 수 없어.

네가 없는 세상은 암흑이야.

 

이런 대사는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애니는 이 세상의 어떤 로맨스 영화보다 더 강렬한 로맨스 드라마이고

아름다운 드라마 중의 하나입니다.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방영된 애니메이션이라 상당히 오래전의 작품입니다.

애니로 발표된 것은 2011년부터니까 더 오래전의 일이고요. 2022년에는 실사로 제작되었고 받을 수 있는 악평은 다 받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애니를 실사화하는 영화는 안 보는 쪽이라서 이것도 보지 않았습니다. 일본 영화 제작자들 애니 망치기 선수들이거든요. 파괴자들!

 

스토리는 무척이나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예를 든다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엄마가 자신의 꿈을 자식에게 투영해 학대에 가까운 교육방식으로 훈육해 천재 아들을 망쳐버린 것.

첫사랑의 여자가 불치병으로 죽는 것, 그 죽음을 딛고 일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

 

그러나 저는 진부함, 클리셰에 대해 관대해야만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절과는 엄격하게 분리되어야 하지만, 클리셰라는 것은 독자, 관객에게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표현 방식을 바꿔 말하자면, 우리가 맨날 소비하는 것이 이런 소재였으니까 작가와 제작진도 결국은  관객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었을 것이라고요. 이것이 상업 시스템인 것이죠.

 

어쨌든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이런 진부한 소재를 가지고 역대 최고의 가슴 설레는 청춘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성장통을 겪는 청춘의 이야기와 가슴 아픈 첫사랑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가슴이 아릿하게 아파집니다. 그건 지나간 우리의 이야기이며,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오는 사람

 

아리마 코세이  

모범생 아리마 코세이

 

스미야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열네 살의 소년.

어머니의 혹독한 훈련 덕택으로 피아노 신동 소리를 들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피아노를 그만두어버립니다.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고 때로는 세상이 흑백으로만 보이기도 합니다. 피아노에 대한 애증과 증오가 그의 어린 시절을 앗아갔고 현재는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친구라고는 츠바키와 료타밖에 없는 그에게 미야조노 카오리와의 만남은 돌풍을 일으키게 됩니다. 결국 그를 피아노 앞으로 앉히고, 연주를 시작하게 해주죠. 정작 그렇게 하도록 강제한 카오리는 참석하지 못하는 연주회에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을 연주합니다.

 

 

 

미야조노 카오리

 

 

어린아이들과 고양이를 좋아하며 바이얼린과 코세이를 좋아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감추려고 두꺼운 안경을 끼었던 그녀는 죽음이 가까웠음을 깨달은 순간 스스로 바뀌기로 합니다. 안경을 벗어 던지고 렌즈를 끼고, 동네 공원에서 어린이들과 연주하면서 뛰어다닙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코세이의 표정은, 그녀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와베 츠바키

 

 

코세이 옆집에 사는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

왈가닥 소녀로 중학교에 들어간 뒤로는 소프트 볼을 시작했는데, 코세이가 틀어박혀 있는 피아노 연습실 유리창을 깨먹는 재주가 있습니다.

거칠고 털털해 보이지만 의외로 수줍음이 많아서 코세이를 좋아하면서도 한 번도 고백하지 못합니다.

 

 

와타리 료타

 

 

코세이와 츠바키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친구.

 

카오리가 코세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고 코세이에게 여러 번 알려주지만

둔한 코세이는 들은 체 만체 합니다.

카오리는 코세이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 료타는 나 같은 것은 오래 기억하지 않을 거야 라고 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친구를 좋아하는 카오리를 좋아하거든요.

카오리에 대한 첫사랑은 료타에게도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스토리

 

코세이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열한 살 이후로 피아노를 그만 두었습니다.

한때는 피아노 천재로 칭송받았지만, 어머니의 가혹한 훈육에 반기를 들고 며칠 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죄책감이 그를 짓눌렀고, 여전히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중학생이 되었음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카오리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녀는 안경을 벗어던지고 렌즈를 낍니다.

악보대로 연습했던 버릇을 집어던지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연주합니다.

 

그녀는 코세이의 인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단 한 번의 거짓말을 합니다.

코세이의 친구인 츠바키에게 와타리 료타를 좋아하니까 그와 소개팅을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카오리는 츠바키가 코세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코세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소개해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료타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쑥스러우니까 코세이를 포함해 넷이 만나자고 합니다. 츠바키의 주선으로 네 사람은 만나게 되고 이때부터 카오리는 코세이의 삶 속으로 들어옵니다.

 

 

속박과 구속을 벗어던져 버린 카오리의 자유로운 연주는 코세이를 자극하고, 코세이는 어머니의 망령을 벗어버리고 다시 피아노 연주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코세이의 연주가 진행되는 도중 수술에 실패한 카오리는 사망하고 맙니다.

 

슬픔은 남겨진 자의 몫입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것도…….

 

 

카오리의 편지

 

열네 살의 당신은 어떠셨나요?

당신의 성장통은 아프지 않았었나요?

우리의 첫사랑은 도대체 지금은 어디로 스러졌을까요?

기억에서조차 사라진 첫사랑을 지금이라도 기억해보려고 합니다.

 

나를 반추하게 해주었던 [4월은 너의 거짓말]을 저는 지금도 최고의 로맨스 영화로, 성장 영화로 꼽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