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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형사록 시즌1 늙은 형사의 고군분투

by 작은도시락통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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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월에 개봉했던 것을 거의 8개월이 지나서야 시즌 1을 다 보았습니다.

소소한 애니까지 전부 다 챙겨보는 제가 이렇게 늦게서야 형사록을 본 것은 난립하는 OTT 덕택입니다. OTT가 난립하는 것은 좋은 점도 있을 테고, 나쁜 점도 있을 텐데, 나쁜 점 중의 하나는 형사록 같은 유의 드라마들이 판치게 되어서 퇴직을 앞둔 늙은 형사의 고군분투 범인 잡기는 그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웹소설에서는 이런 작품을 양판소라고 합니다.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줄임말인데, 한 마디로 돈이 조금 됐다 싶으면 우르르 비슷한 유형의 소설을 양산해 낸다는 뜻입니다. 이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수정형 판타지(modified fantasy)라고 영어권에서는 부드러운 단어를 만들어 양산형 판타지 소설을 비하했고, 일본도 스칸디나비아도 유럽도 이런 문제에서 비껴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소설은 2006년부터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데 드라마의 경우에는 넷플릭스와 OTT가 생긴 이후에 벌어지는 일 같습니다. 드라마는 소설과는 달리 기본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라 OTT 회사가 없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겠죠.

 

작품은 만들어야 하는데 특별한 소재는 없으니, 만만한 것이 형사가 주인공인 추리물인 모양입니다. 스칸디나비아 누아르는 물론이고 벨기에와 네덜란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폴란드까지 고만고만한 작품들을 만들어냈기에 이제는 형사물이라면 현기증이 날 정도가 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스토리는 거의 천편일률입니다. 주인공 형사는 이전의 사건, 혹은 가정 내 문제로 고충을 겪는 중인데 관할 구역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누아르답게 어두운 분위기에서 힘겹게 수사를 이어가는데, 단순한 살인 사건이었던 이 사건이 이상합니다. 모종의 엄청난 비리와 연계되어 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살인은 연달아 일어나고, 관련 없을 것 같은 두 사건은 연관이 있습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살해당하거나 자살하고, 이 사건의 배후로 짐작되는 곳을 파보면 거대한 권력 집단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걸 캐릭터만 바꿔가면서, 에피소드를 변형시키면서 돌려막기를 하고 있고 그런 걸 여러 개 보다 보면 현기증이 나더라는 말이죠.

 

 

서두가 너무 길어지고 말았습니다만, 형사록도 그런 정도로 생각하고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긴 서론 끝에 짧은 결론입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오로지 제 의견으로는 형사록도 별다른 바 없었습니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누아르 한 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성민 배우의 연기야 더 말할 나위 없이 훌륭했고, 진구와 경수진과 이학주 등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습니다. 친구가 아직 남아있으니 시즌 2가 있을 것을 예고하기 위해서, 진구를 엔딩에서 처리하기 위해서, 뒷부분이 엉성해져 버리고 말았지만, 그럭저럭 꽤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볼만하다는 결론을 덧붙입니다.

 

 

[형사록]의 주요 등장인물

 

김택록 (이성민)

 

과거 딸이 납치당한 경험이 있고, 그 트라우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내와는 이 일로 이혼했는데, 자기 곁에 있으면서 더 고통당하지 말고 편하게 살라는 뜻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것은 아내에게 전부 내주었고, 자신은 지금 고시원의 좁은 방 한 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그에게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오고, 그 전화로 인해 동료를 죽인 살인자로 몰리게 되고 맙니다.

 

국진한 (진구)

 

 

 

 

금오경찰서 수사과장(경정)으로 새로 발령받았습니다. 부둣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택록과 범인을 쫓는 장면에서부터 국진한과 택록은 이어져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만약 사건을 너무 벌여놓지 않고 차라리 국진한으로 좁혀서 국진한과 택록의 관계를 집요하게 훑었더라면 조금더 리얼하고 인간적인 형사물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인간관계보다는 사건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성아 (경수진) 금오경찰서 강력2팀 형사(경사)

 

김택록과는 특별하게 얽힌 과거가 있습니다. 택록이 이성아의 아버지를 구속했고, 택록은 여고생인 이성아를 특별하게 챙겼습니다. 이성아는 택록이 있었기 때문에 엇나가지 않고 경찰이 될 수 있었습니다. 택록에 대한 존경심은 도가 넘칠 정도로 강합니다. 만약 그녀가 친구라면? 정말 충격적일 것 같습니다.

 

손경찬 (이학주) 금오경찰서 강력2팀 형사(순경).

 

롤모델인 택록과 함께하기 위해 금오경찰서로 자진해 온,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입니다. 이학주는 친구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

 

택록에게 장난 전화가 걸려 오고 네가 증거를 끼워 넣어 범인으로 만들어 버린 사건 기록을 재수사하지 않으면 너의 주변 인물을 죽이겠다고 경고합니다. 택록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다시 걸려 온 전화기 속의 목소리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택록의 후배인 우현석 팀장이 목소리의 예고대로 정말로 살해당하고, 택록은 우현석을 살인했다는 누명을 쓰고 취조를 받게 됩니다.

 

 

친구라고 주장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게 된 택록은 과거 자신이 맡았던 사건을 재조사하게 되고. 택록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충격을 받습니다. 증거를 끼워 넣어 형이 확정된 인물 중에는 진짜 범인도 있지만 실수로 감옥에 보낸 사람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친구는 또 다른 요구를 하게 되고, 택록은 자기 주변 사람들 전부를 친구라고 의심하기에 이릅니다. 친구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말라고 경고하며 알리는 순간 그자가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합니다. 하지만 진한에게 친구의 존재를 말하게 되고, 진한도 죽을 위기를 겪습니다.

 

택록은 범인을 지목하고 그를 잡기 위해 애를 쓰는데, 택록의 눈앞에서 범인은 자살하고 맙니다. 그리고 걸려 오는 친구의 전화. 그러니까 친구는 아직 살아 있는 것입니다. 두둥 시즌 2 예고!

 

형사록 시즌 2를 두 개 먼저 보았습니다. 시즌 1보다는 더 짜임새가 있고 시즌 1을 깔아놓았기 때문인지 훨씬 더 재미있었어요.

이걸 기다렸다가 몰아서 볼지, 하나씩 볼지 생각해야 하는데 다음 화가 보고 싶어서 이번 주에 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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