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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 소리에 모여! 코토 소리에 멈췄습니다

by 작은도시락통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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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물 일본 애니를 보려면 각오해야 하는 것이 중2병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절대 청춘물 애니를 볼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극복하기가 조금 힘든데, 몇 개 보고 나면 그러려니 합니다. 그 뒤부터는, 뭐가 나오든 극복이 됩니다.

 

2병을 극복하시면 좋은 애니를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1인치 자막의 벽을 허무는 것보다 더 어려울지는 모릅니다만, 안 허물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허물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소리에 모여]도 중2병이 스멀스멀 기어 다닙니다.

그러나 참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 성장물인 애니는 거의 천편일률의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고등학교의 부 활동에 얽힌 이야기는 90%가 거기서 거기.

활이든, 바둑이든, 농구든, 가루타 경기든 뭐든 간에 능력 부족으로 보이는 주인공이 부에 들어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람이 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죠.

캐릭터와 등장인물들만 약간씩 변형에 스토리를 수정해서 나오는 작품들은

어떻게 생각하면 애니로 밥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에서 애니를 만드는 사람들의 고충을 이해해 줄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성장은 바둑이나 가루타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의 성장까지 달성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대체로 다 굉장히 재미가 있습니다.

완성도도 나쁘지 않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닥치지 않고 보는 편이기는 한데, 포스팅하기는 좀 꺼려지죠.

너무 비슷한 내용이라 쓸 말도 안 떠오르기도 하고요.

 

이 소리에 모여(このとまれ)!는 직역하면 이 소리에 멈춰!입니다. 이 제목 그대로 저도 이 소리를 듣고 멈췄습니다. 사실 애니의 전체적인 평가는 높게 주기가 좀 그렇습니다. 그림체도 너무 무난하고 배경도 대충이고, 스토리도 천편일률이고. 치하야후루라고 가루타 경기 (가루타경기가 뭔지도 모르지만)를 주제로한 애니와, 바둑을 다룬 애니 3월의 라이온은 정말 뛰어난 작품들입니다. 그런 작품들은 청춘 성장물이지만, 굳이 장르를 붙일 필요도 없이 그 자체로도 뛰어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소리에 모여가 좋았던 것은 바로 소리입니다.

 

고토라는 악기가 나오는데요, 찾아보니까 중국의 쟁에서 유래한 일본의 전통 악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야금과 비슷한 악기라고 해서 당장 유튜브에서 가야금 현대 음악을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가야금은 고토와는 소리가 상당히 다르더군요. 현을 튕겨서 나오는 소리지만 이렇게 소리가 다른 것은 가야금은 손가락으로 튕기고, 고토는 동물의 뿔이나 상아를 조각해 손가락에 끼우고 그것으로 줄을 튕겨서 나오는 소리라서 다르다고 합니다.

 

일본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고, 그렇기에 고전인지 아닌지 구별도 잘 못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현대 음악이 들릴 때는 귀가 번쩍 뜨일 정도로 좋았습니다. 일곱 명, 몇십 명이 함께 모여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데 음에 힘이 넘쳤고, 부드러운 연주는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24분짜리로 24개니까 조금 많지만, 음악 부분을 제외하고는 1.5배속으로 보아도 무리 없을 정도로 느린 전개입니다.

 

 

 

 

 

 

 

등장인물

 

쿠도 치카

 

 

토키세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불량학생.

싸움의 고수로 한 번도 진적이 없는 불량학생입니다.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는데 할아버지는 코토 제작자입니다.

아주 유명한 제작자였던 듯, 코토 업계에서는 이 할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토키세 고교의 소쿄쿠부에 가입합니다. 코토를 어떻게 연주하는지 (심지어는 손가락에 조각을 끼우고 연주한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문외한인데 한 번 배우면 바로 익히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습니다.

 

잘생겼길래 한장 더!

 

 

호즈키 사토와

토키세 고등학교 1학년.

 

 

코토의 양대 산맥격인 호즈키카이(鳳月會) 가문의 외동딸로 어렸을 때부터 천재 소녀로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하지만 코토 경연대회에 나가 경연곡이 아닌 다른 곡을 연주해서 연주회에서는 탈락, 호즈키 가문에서는 파문을 당하고 맙니다. 경연대회에 나가 왜 다른 곡을 연주했는지는 맨 마지막에 보여집니다.

 

성격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천재 소녀라는 명성은 거짓이 아니어서, 그녀의 연주는 고등학생의 실력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습니다.

 

쿠라타 타케조

토키세 고등학교 2학년.

 

 

쇼코쿠부의 단 한 명 남은 부원.

존속하려면 다섯 명 이상의 부원이 남아 있어야만 하는데 선배들은 다 졸업하고 남은 것은 자기 혼자. 폐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쿠도 치카가 가입하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그 뒤를 이어서 코토의 천재인 호즈키 사토와가 가입한다고 합니다.

코토를 만져본 적도 없는 다섯 명의 부원을 데리고 전국 대회를 꿈꿔 봅니다.

 

진지한 성격으로 요조숙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단호할 때는 무척이나 단호하고, 부원을 이끄는 리더쉽도 있습니다.

 

스즈카 다키나미

 

쇼코쿠부의 고문.

부 교실에는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고, 부 활동에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무기력해 보이고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은데 의외로 상대방을 꿰뚫어보는 예리함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쇼코쿠 부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해주고 학생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적확하게 짚어줍니다.

 

 

쿠루스 히로

토키세 고등학교 2학년으로 쿠라타의 친구.

전교생 앞에서 쇼코쿠 부가 코토를 연주해서 큰 박수를 받았지만 그래서 쇼코쿠부에 입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음험하고 남의 험담을 은근히 떠들어대는 악의가 넘치는 인물로 보입니다.

 

하지만 코토를 배운 경험이 있고, 코토 연주를 하면서 부원들과도 친해져 원래의 성격을 바꾸어 나갑니다. 쿠라타와는 티격태격하면서 친해지고 약간의 로맨스도 보입니다.

 

 

스토리

 

곧 폐부가 될 위기에 처한 토키세 고등학교의 쇼코쿠 부에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불량 학생이 찾아와서 입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렇지만 부가 살아남으려면 최소한 네 명은 더 있어야만 합니다. 부의 존속에는 다섯 명 이상이 필요하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인데요.

운이 좋은 건지 코토 천재로 불리는 호즈키 사토와가 입부하겠다고 합니다. 남은 것은 세 명 더. 어찌어찌 인원수는 맞췄는데 교감은 한 달 뒤 전교생 앞에서 연주회를 열어 전교생이 납득할 수 있는 연주를 해낸다면 부를 존속시키겠다고 합니다. 교감은 두 명을 제외한 네 명이 코토의 코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 달간의 피나는 연습 끝에 전교생을 납득시킬 만한 연주를 마치고, 겨우 부는 존속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전국 대회를 목표로 한 연습.

 

코토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는 부원들과 전국 대회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는 하지만 젊은 청춘이 흘리는 피와 땀은 보는 사람을 뭉클하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거문고나 가야금도 현대곡이 많이 만들어졌을 테고, 연주하는 젊은 연주자들도 많은데 관심조차 없었던 것이 조금은 미안해졌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그래도 이렇게 애니로 만들어지면 실제로도 유행하게 되고, 코토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코토 곡을 들으려고 유튜브에 들어가서 가야금과 거문고 곡을 찾아 들었는데 생경하기는 하지만 참 좋았습니다.

 

시간이 있을 때 [이 소리에 모여]를 보신다면 코토에도, 우리나라 가야금 곡에도 순간일지라도 관심이 주어질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전혀 모르는 악기 하나를 알게 되고, 그 소리가 참 좋다는 것을 아시게 될 테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시간 낭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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