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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더 글로리- 영광의 순간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by 작은도시락통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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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넷플릭스에 방영한 지 두 달이나 지나서 벌써 묵은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요? 이제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사이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생겼고 그걸 처리하고 마음을 다독이느라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은 고전이 많으니까 보고 또 보고 그렇게 되거든요. 중간 가는 새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김은숙 작가의 지나간 작품을 보는 편이 차라리 시간때우기 좋을 때가 많더라고요.

 

김은숙 작가의 데뷔작이 파리의 연인이었던가요?

애기야 가자라는 대사로 유명했던?

그보다 전에 [태양의 남쪽]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게 데뷔작일 거예요.

 

https://programs.sbs.co.kr/drama/southofthesun/vods/68793

 

현재 sbs에서 전회차 무료로 볼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작품은 보지 못했어요.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다는 평이 있으니까 시간이 나시는 분들은 sbs 공홈으로 가서 감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시청률로 실패한 작품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정치 드라마인가가 실패했다고 하는데 그정도 시청률이면 됐죠.

킹덤인가를 띄엄띄엄 봤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다시 봤는데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도깨비랑 미스터 선샤인이랑,

애플에만 있는 걸 보려고 결제하고

쿠팡까지 가서 김은숙 작가의 지난 작품을 한 번 더 쭉 봤는데

20년 가깝게 전의 작품인데도 하나도 유치하지 않고 대사는 여전히 통통 튀더군요.

 

더 글로리는 학폭을 다룬 것이라서  내내 무거웠어요.

사실 저는 송혜교가 나오는 드라마는 거의 안 보는 편이라서 태양의 후예도 안 보고 넘어갔습니다.

남자친구인가는 보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포기해 버렸고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너무 예쁘니까 광고에서 보는 것으로 충분하달까요.

그래서 더 글로리 보기를 망설였는데 더 글로리에서는 정말 연기를 잘하더군요.

이제 연기자다워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지나치게 나쁜 평가인가요?

이런 건 그저 개인적인 취향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더 글로리는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무거웠지만 눈을 없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송혜교의 연기도 좋았고요.

폭력이 사람을 얼마나 망가지게 하는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도 못 하는 고통이 아닐까요?

어떤 아이가 휘두른 신발주머니에 입술이 터져서 돌아온 아이를 보고 길길이 화를 냈어요.

선생님께 전화도 하고, 그쪽 부모의 사과 전화도 받았고요.

신발 휘두른 아이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하고, 그 부모님이 사과하고 그래서 넘어갔던 적이 있는데요.

이런 정도만으로도 화가 나는데.....

학교 폭력은 악의를 가진 아이들이 무리지어 작정하고 폭력을 가하는 거잖아요.

거기에 당하는 아이는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고요.

신체적인 폭력이야 나으면 그만이지만

정신에 남겨지는 상처는 지울 수도 없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려집니다.

현실의 세계에서 권선징악이 있기는 하던가요?

그런 의미에서 더 글로리의 권선징악은 속이 시원했습니다.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이야기였죠.

이 시점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였는데 재미도 있었으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 시놉시스입니다.

필력있는 작가이니 전체 시놉시스도 술술 읽혀 내려갑니다.

 

줄거리는 너무나 많은 곳에서 포스팅을 하고 있어서 게으른 저는 줄거리는 피해가겠습니다~

 

더 글로리 시놉시스

 

문동은: [안개]

 

추락할 너를 위해 타락할 나를 위해

 

건축가를 꿈꿨지만 고등학교 시절 가난함을 이유로 잔인한 학교폭력을 당하고 자퇴를 한 후 죽을 힘을 다해 교사가 됐다. 이로 인해 웃음을 잃었고 영혼은 가루처럼 부서져 오직 날씨 채널만 들었다. 과거의 짙은 트라우마 탓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의 나날을 살아온 인물이다. 분노와 증오로 빛 한 점 없는 극야의 시간을 버텨오면서 온 생을 걸고 가해자와 방관자 모두를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했으므로 모진 학교 폭력을 당한 동은.

웃음을 잃었고 영혼은 가루처럼 부서졌다.

죽기 좋은 날씨여서 죽으러 갔었다.

그날 동은을 살린 건 어쩌면 안개였다.

짙은 농무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축축한 옷 속에서 팔과 다리의 흉들이 가려웠다.

날을 잘못 골랐다고 울다가 그런 스스로가 너무 불쌍해서, 외려 웃고 말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왜 나만 죽어야 하지?

용서는 없다.

그 누구도 천국에 들지 못하겠지만.

 

주여정: [난동(煖冬)]

 

온실 속의 화초란 말은 아마도 여정을 두고 만든 말일지도 모른다.

싱그럽게 웃고 때때로 하늘거리며 달콤한 향기를 가졌다.

평생이 난동(煖冬)이라 밖이 그리 추운지 몰랐던 여정은

악몽 같은 사건을 겪고 난 후 지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있었다.

그리고 동은의 팔과 다리의 흉을 보고 여정은 결심한다.

동은의 왕자님이 아닌 칼춤을 추는 망나니가 되기로.

그래서 손에 든 메스를 조금 다르게 써 보기로 한다.

원래의 계절에 맞게 이제부터 아주 차가워질 작정이다.

 

박연진: [백야]

 

태어나 보니 세상은 이미 연진의 편이었다.

하물며 끔찍한 학교폭력을 저지르고도 부모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 덕에

잘못에 대해 반성하려는 그 어떤 노력조차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연진은 일생이 백야였다.

하지만 연진은 알지 못했다.

백야가 있는 동안 그 반대의 반구에서는

극야(極夜)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걸.

극야(極夜)의 시간을 견딘 동은이

연진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는 중이란 걸.

 

강현남: [너울]

 

처음엔 내 잘못인 줄 알았다. 사람들도 그렇다고 했다.

참으면 되는 줄 알았다.

버티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현남은 결심했다.

너울이 무서운 이유는

예측이 어렵고 파고가 낮아지는 물결이라

잔물결도 없이 잠잠하다 일순간에 모든 걸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어쩐지 문동은이란 저 여자가 그 방법이 될 것 같다.

 

하도영: [바둑판]

 

도영에게 삶은 바둑판처럼 선명했다.

아군과 적군. 내 식구와 남의 식구. 예스 아니면 노.

흐릿한 것이 끼어들 수 없는 흑과 백의 세상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안개처럼 흐릿한 한 여자가 자꾸만 궁금해지더니,

급기야 태양을 따라 도는 해바라기처럼 그 여자를 쫓고 있었다.

도영은 안다.

인생에서도 대국에서도, 백보단 흑이 유리하단 걸.

평생 흑만 잡아 왔었는데 지금 도영은 백을 잡고 있다.

 

전재준: []

 

가는 곳마다 눈에 띄고, 눈에 띄는 모든 순간 으로 살고 있는 재준.

술 아니면 여자, 여자 아니면 도박, 도박 아니면 폭행으로

변호사와 만나는 시간이 더 많지만

그렇게 살아도 부는 매일매일 쌓여간다.

그런 재준이 미치도록 가지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것이 동은이 계획한 덫이라는 것을 알지만 멈추기에는 이미 늦어 버렸다.

 

 

 

문동은의 명대사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우리 꼭 또 보자, 박연진.

 

매일 생각했어 연진아.

난 너를 어디서 재회해야 할까?

 

, 아주 말캉하고 뽀얀

네가 제일 아끼는 고데기를 들 거야, 연진아.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파상은 파상으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

 

타락할 나를 위해. 그리고 추락할 너를 위해.

 

네가 가진 게 왜 없어?

하나 있잖아, 목숨.

 

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 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막을 수도 없앨 수도 없을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남의 고통에 앞장서던 그 발과 나란히 걸은 모든 발,

남의 불행에 크게 웃던 그 입과 입 맞춘 모든 입.

비릿하던 그 눈과 다정히 눈 맞춘 모든 눈,

조롱하고 망가뜨리던 그 손과 손 잡은 모든 손,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기뻐하던 너의 영혼.

 

넌 벌 받아야지.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태풍을 일으킬 비단 날개를 가진 나비를 내가 알거든, 연진아.

 

이건 실수일까, 잘못일까?

이런 걸 잘못이라고 하는 거야. 스튜어디스 혜정아~

다 알면서 하는 거. 다치라고 하는 거.

네가 모르는 것 같아 알려주는데 나도 누군가의 딸이었거든?

 

남의 불행에 웃던 네 입은, 네가 불행해지고 나서야 조용해졌구나.

 

내가 복수를 왜 하는지 알아?

18년 동안 너희가 나를 잊었더라?

그래서 하는 거야, 기억되려고.

 

우리의 끝이 내가 세상에 있든 없든

너의 세상이 온통 나였으면 좋겠어.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 뼈가 아리게, 억울해하면서.

 

날 죽이는 건 내가 할게. 그러니까 우린, 이제 그만… 안녕.

죽이고 싶었던 나의 연진아, 안녕.

 

당신들도 나처럼 뜨거웠기를. 쓰리고 아팠기를.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누가 됐든 뭐가 됐든 날 좀 도와줬다면 어땠을까.

 

그렇게 열여덟 번의 봄이 지났고

이제야 깨닫습니다.

 

언젠가는 어느 봄에는 활짝 피어날게요.

 


문동은의 대사를 다시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복수를 꾀하는 자도, 복수를 당하는 자도

숨죽이고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조차도 

누구에게도 영광의 순간일 수 없는

쓸쓸하고 외로워지는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나 여러모로 최고의 드라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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