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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종이달- 덧없는 시간의 편린

by 작은도시락통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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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일본 영화에서는 미야자와 리에가 주인공을 맡았는데 미야자와 리에의 연기가 대단했었죠.

미야자와 리에를 넘는 배우는 아직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에서는 확실하게 자기 입지를 다진 배우입니다.

일본 영화 종이달은 오래전에 봤던 거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몇 가지 부분이 마음에 걸렸어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는데 그건 보지 못했습니다.

 

종이달이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로 각색되어 방영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미 보았던 종이달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고 제 취향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넷플릭스에서 완결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고

볼 마음이 생길 때까지는 또 며칠이 더 걸렸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각색할 때는 설정 하나 못 바꾸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강해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설정을 바꿔야 하는데 원작자들 대부분이 절대 안 된다고 거부를 했대요. 그래서 물 건너간 작품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현실이 많이 바뀌었죠.

k 드라마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외국 작품 각색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외국도 우리나라도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랬는데 망해버린 작품들은 꽤 되지만요.

 

종이달에 대한 평가는 반반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대체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괜찮다인데 스토리에서 많이 나뉘더군요.

드라마 갤 같은 곳에서는 왜 평점이 높냐, 리뷰에 사람 푼 거냐 등등.

자기 의견하고 안 맞으면 사람 푼 거냐니, 그렇게 나와야 갤이죠.

저는 사실 스토리가 살짝 올드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작가인 기쿠다 미쓰요가 이미 밝혔습니다.

일본에서 일어났던 세 개의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요.

하나는 1973년에 일어난 시가 은행 9억엔 횡령 사건,

1975년에 일어난 이시카가 은행 21천만엔 횡령 사건,

세 번째는 1983년에 일어난 산와 은행 18천만엔 횡령 사건.

 

기쿠다 미쓰요가 종이달을 써서 책으로 낸 것은 20123월입니다.

10년이나 지난 이야기를 각색한 것으로 연하남과 주인공의 불륜 스토리,

남편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이화가 돈을 횡령하게 되는 계기와 그 방법 같은 것이 어딘가 어색했습니다.

차라리 시대극으로 포장했더라면 어색함은 안 보이지 않았을까 싶기는 했어요.

과거라면 이랬을 법하거든요.

 

지금은 시대가 얼마나 많이 변했습니까.

연하남과의 불륜이 저렇게 무덤덤하게 흘러가고, 저런 방법으로 횡령하고 돈에 대해 저런 갈등을 갖는다면 차라리 동화가 아닌가요?

김서형 배우의 연기야 뛰어났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감춰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에 대한 치열한 묘사가 부족하고 , 조연을 일회성으로 소모해 버리는 것들이

전체적으로 뛰어난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 싶었습니다.

 

뭐 그러나 이건 굳이 리뷰를 쓰려고 작정했을 때나 털어놓는 이야기고요.

재미있습니다.

긴장감까지 바란다면 그것은 무리이고 꽤 재미있었고

삶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드라마였습니다.

 

아래는 종이달에 등장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등장인물

 

유이화 (김서형 분)

 

능력있는 남편의 무시와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전업주부.

온정이 넘치는 따뜻한 성격인데 남편의 무관심으로 건조해져 갑니다.

이화는 품격 있는 사람인데 천박한 남편을 지켜보는 것도 지쳤을 테죠.

 

유명한 화가의 손녀로 상당한 부잣집 출신이었지만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가세가 기울었어요. 남편은 이 집안의 운전기사 아들이었습니다. 남편의 어머니가 부동산 투기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옵니다.

 

이화는 돈으로 아내에게까지 갑질하는 남편의 천박함에 지쳤고 마침 이럴 때 저축은행에서 재취업 제안을 받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돈 가까이게 다가가게 되는 것이죠.

 

윤민재 (이시우 분)

 

이화가 관리하는 부유층 노인의 외손자인데, 돈만 아는 외할아버지 때문에 고학생으로 고단하게 살고 있습니다. 대학도 일하면서 다니느라 아직 졸업도 하지 못한 상태이고요.

연극 영화과 학생이고 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데 재능이 있습니다.

이화는 잘생긴 윤민재에게 빠지게 되고, 윤민재 또한 성숙한 이화에게 빠져듭니다.

 

그러나 영원한 사랑이 어디 있습니까.

마음은 변하고, 상황도 변하기 마련이죠.

민재는 약간의 성공을 거두면서 사람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화를 쓸쓸하게 만드는 인물 중의 하나이죠.

 

박병식 (장항선 분)

 

대부업자로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으며 사람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자에게 돈 500만 원도 내주지 않아서 사채를 빌려쓰게 만들죠.

 

이화는 박병식의 돈에 손을 대면서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습니다.

나쁜 사람의 돈을 가져다가 그의 손자에게 주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윤민재는 착한 사람인가요?

 

집을 수리하던 노동자에게 갑질하다가 칼에 찔려 죽습니다.

오히려 이 자를 찌른 노동자에게 동정이 갈 정도로 악인 중의 악인입니다.

 

류가을 (유선 분)

 

이화의 여고 시절 부터의 친구.

 

드라마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입니다.

이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사람.

 

강선영 (서영희 분)

 

이화와 여고시절 동창.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지만

만화에나 등장할 것 같죠.

명랑함과 사랑스러움을 온몸에 장착하고 있는 귀여운 역할입니다.

 

성시훈 (이천희 분)

 

피부과 의사로 류가을의 전남편.

현재는 류가을의 회사 후배였던 구세주와 재혼해 잘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 여자 저 여자 기웃거리면서요.

 

최기현 (공정환 분)

 

유이화의 남편입니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것처럼 자신을 속이고 살지만, 아버지는 이화 집안의 운전기사였고, 그런 자신의 과거로 인해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고 있습니다.

 

상류층에 대한 동경이 지나칠 정도로 강하고 출세에 집착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화를 놓친 뒤에야 자신이 이화를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절망하지만, 떠나버린 이화는 뒤돌아보지도 않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사람이 등장합니다.

부유한 타운 하우스에 모여사는 부자 노인들의 이야기와 저축 은행에 다니는 이화의 동료들.

 

한 마디로 쓸쓸한 사람들의 쓸쓸한 이야기입니다.

!을 붙여 봐야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놓치기는 아까운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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