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기적이 시작되는 순간, 너의 이름은

by 작은도시락통 2023. 5. 26.
728x90
반응형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중에서 저에게는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에 이르기까지

발표한 작품마다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섬세한 작화는 어딘가 약간은 아쉬운

스토리 전개를 감싸안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여기는 좀 매끄럽지 않은 거 아냐?

하지만 곧, 아니야 그래도 빛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빗방울과

바람이 부는 장면과, 노을 속의 그 장면은 최고였어.

이렇게 되어버리더라고요.

 

까칠해서 온갖 트집을 잡아내려고 애쓰는 저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을 보고나면 다 괜찮아, 훌륭해 합니다.

그 중에서도 너의 이름은이 최고봉.

뭐든 다 용서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작품 [시월애]와 비슷하다, 표절이다라는 평이

일본과 외국에서 있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했습니다.

시월애의 표절이라고 단정 짓는

유사한 부분에 대한 정리는

나무 위키에 있으니 찾아서 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작품을 다 보았고,

유사성을 정리해 놓은 것을 보았음에도

표절이 아니라는 쪽에 한 표를 던집니다.

 

정적 가문의 자식들이 사랑에 빠져 도망치거나, 죽음을 선택한다면

전부 로미오와 줄리엣의 표절인가요?

그렇게 따진다면 로미오와 줄리엣도

당시 이탈리아에서 인기 있었던 작품을 표절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름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 해요

.

이렇게 따지다 보면 플롯과 소재에서 자유로울 작품은 없게 됩니다.

클리셰라는 것은 표절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이 아니라,

작가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어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쓰도록 해주는 당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독자들은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시간을 뛰어넘는 판타지와 로맨스라는 것 때문에

이야기의 일부를 정리해 놓고

그것만을 본다면 비슷하게 느낄 수 있지만,

두 이야기는 각기 다른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로맨스 판타지 설정에서는,

특히 시공간을 뛰어넘는 스토리일 경우

유사한 클리셰를 많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OST도 굉장히 좋습니다.

래드윔프가 부른 난데모 나이야(なんでもないや),

전전전세(前前前世)는 지금도 자주 듣는 곡입니다.

 

애니 전반에 걸쳐, 신카이 마코토의 천재성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정말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줄거리

 

시간의 흐름대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한 번만 더 본다면 그렇게까지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이토모리(糸守)에 사는 시골 소녀 미츠하는 도쿄의 화려한 삶을 동경합니다.

시골은 전철도 두 시간에 한 번 오고, 편의점은 아홉 시에 문을 닫으며,

서점도 치과도 없는 시골 마을을 떠나고 싶다고 투덜댑니다.

입버릇처럼 도쿄로 떠나고 싶다고 하고,

잠을 자면 도쿄의 꿈을 꾸는 것 같지만

잠에서 깨면 꿈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도 꿈을 꿉니다.

꿈속에서 그는 시골에 사는 소녀였던 것 같지만,

꿈에서 깨면 기억은 곧 사라져 버립니다.

 

이런 일을 몇 번 되풀이한 끝에 미츠하도 타키도 깨닫게 됩니다.

사실은 꿈을 꾼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몸이 바뀌어

미츠하는 도쿄에서 타키이고,

타키는 시골에서 미츠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의 몸 바뀜은 동일 시간대가 아니었습니다.

미츠하는 2016년의 타키와 만났고,

타키는 2013년의 미츠하였기 때문입니다.

현실 세계의 진짜 미츠하가 타키를 만나러 도쿄에 간 적이 있는데요.

이때 타키는 미츠하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미츠하의 세계는 2013,

타키는 2016년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츠하가 된 타키는 미츠하의 할머니를 업고 신당으로 걸어갑니다.

미츠하는 대대로 무녀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평범한 여고생이면서도

마을의 정령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춤을 추는 일을 합니다.

또 곡물을 씹어 뱉어서 술을 만들기도 하고요.

이때 타키에게 업혔던 미츠하의 할머니가 무스비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모두 신의 영역이라고요.

타키는 이때 할머니의 말을 기억해 두었고,

미츠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미츠하는 타키가 되어 도쿄에서의 생활을 즐깁니다.

타키가 아르바이트 하는 레스토랑 (레스토랑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언어의 정원)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하는 날을 고대하면서요.

그런데 타키와 몸이 원래로 돌아오게 되고,

데이트를 기대하던 미츠하는 실망합니다.

타키는 미츠하가 고대하던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하면서 들린 사진전에서

풍경 사진을 보던 중 이토모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원래 자기 몸으로 돌아간 미츠하는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를 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합니다.

그러다가 이유도 없이 눈물을 쏟고 맙니다.

이날 미츠하는 학교를 빼먹고 머리를 단발로 짧게 잘라버립니다.

그리고는 가을 축제에 참석해

혜성의 파편이 이토모리에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날 이후 타키는 두 번 다시 미츠하와 몸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미츠하에게 미래의 삶이 더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토모리가 사라지면서 미츠하도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타키는 사진전에서 보았던 마을 풍경을 그림으로 복구하고

이것을 단서로 미츠하를 찾아나섭니다.

우연히 들른 라면 가게 주인에게서

림 속 마을의 이름이 이토모리라는 것을 듣게 됩니다.

그때서야 타키는 이토모리라는 이름을 기억해 냅니다.

 

그는 이토모리를 찾아나서지만, 이토모리는 거대한 호수가 되어 있습니다.

3년 전 혜성의 파편이 이토모리에 떨어져 마을은 파괴되고

거대한 호수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혜성이 떨어지던 날은 가을 축제가 열리는 날이라

사람들의 피해는 더 컸습니다.

이날 미츠하를 비롯해 타키가 알았던 사람들이

전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미츠하가 죽어버렸기 때문에 두 사람의 몸이 바뀌는 일도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타키의 머릿속에서 미츠하와 관련된 기억들이 점점 사라져가기 시작하고,

타키는 히토하가 말해주었던 무스비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는 미야미즈 가문의 진시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타키는 미츠하가 만든 쿠치카미자케 (곡물을 씹어서 뱉은 것으로 술을 빚음.

여기에서는 미츠하가 3년 전에 만들어 두었던 술)를 마시고

3년 전으로 돌아가 혜성이 충돌하던 날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됩니다.

 

다시 미츠하가 된 타키는 마을 사람들을 대피시켜

혜성의 충돌 속에서 살아나게 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미츠하는 미야미즈 가문의 신지에 누워 있던

타키의 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타키가 된 미츠하는 3년 전 혜성이 마을에 충돌하던 날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저쪽 세상에 있는 타키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타키도 이쪽 세상의 미츠하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렸음을 깨닫습니다.

황혼의 시간에서 비로소 두 사람은 처음으로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이것이 처음이 아닙니다.

혜성이 떨어지기 하루 전, 미츠하는 타키를 만나려고 도쿄로 갔었습니다.

전철을 기다리던 미츠하는 전철에 탄 타키를 만나지만

실제로 두 사람 사이에는 3년의 시간 차가 있었죠.

미츠하가 아는 타키는 미츠하의 시선으로는 3년 뒤의 사람이고,

타키가 알고 있는 미츠하는 3년 전의 사람입니다.

미츠하는 타키를 알지만,

3년 전의 타키는 미츠하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타키는 무언가의 끌림으로 미츠하에게 이름을 묻고,

미츠하는 자신의 머리끈을 타키에게 주면서 이름을 알려줍니다.

타키는 이때부터 미츠하의 오렌지색 머리끈을 오른쪽 손목에 묶고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황혼의 시간에서 타키와 미츠하는 서로를 잊지 않기 위해 이름을 교환하고

펜으로 이름을 적으려고 합니다.

러나 채 이름을 적기도 전에 두 사람을 이어주었던

세계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펜으로 이름을 쓰기도 전에 기억은 사라져 버리고 펜만 남습니다.

 

본래의 몸으로 돌아온 미츠하는

타키에게 들은 대로 발전소를 폭파하고

마을 안내방송을 장악해서 주민들을 피난시키려고 합니다.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은 마을에 정통으로 떨어지지만,

다행히 마을 주민들은 대피한 상태라서 부상자만 몇 명 나오고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타키는 뉴스로 이 소식을 보고 안도하지만 자신이 왜 안도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데 누구를 그리워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어느 날 전철 안에서 어떤 여자를 보고 놀라서

그녀를 찾으려고 전철에서 내리지만 찾지 못하고,

다리 위를 지나는 어떤 여자와 마주쳤을 때

다시 그녀를 찾으려고 하지만 찾지 못하고 맙니다.

 

그리고 2023,

건너편 전철을 탄 타키와 눈이 마주친 미츠하는

자신이 찾는 사람이 바로 그라는 확신을 합니다.

미츠하는 전철에서 내리고, 타키도 전철에서 내립니다.

계단에서 다시 스쳐 지날 뻔하던 타키는 뒤돌아서서 미츠하에게 말합니다.

당신을 어디에선가 봤다고.

미츠하도 말합니다.

나도 라고요.

 

두 사람은 동시에 외칩니다.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은 놓치지 말아야 할 좋은 영화입니다.

안 보셨다면 꼭 보시기를 권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