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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괴의 날 : 유괴를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by 작은도시락통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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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의 날 

 

유괴의 날은 첫 화부터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오후에는 약속이 있었는데 안 나가고 싶었고 나갔다가는 저녁을 포기하고 일찍 들어와 버렸을 정도였습니다. 밤에도 이걸 보느라 잘 수가 없었어요. 시작하면 끝을 보게 된다, 이 점을 각오하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보시기를 권합니다.

 

 

유괴의 날은 드라마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덕목을 다 갖추었습니다.

스토리의 짜임새,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까지도요.

추리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범인 찾기일 겁니다.

범인을 언제쯤 관객들에게 내보여 줄지 치밀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너무 빨리 관객들 앞에 내보여도 안 되고, 그렇다고 꽁꽁 싸매둬서도 안 됩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범인을 드러내야 하는데 유괴의 날에서는 그것마저도 완벽하게 해냅니다.

 

 

유괴의 날 원작

간간이 소리 내 웃고 미소를 짓게도 만들지만, 사실은 굉장히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김명준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육원에서 함께 자랐던 혜은에게 한없이 양보만 하는, 가없는 사랑을 내주는 남자이고, 자신이 유괴한 아이를 지키고 돌보기 위해서 자기 생명까지 내던질 줄 아는 진짜 남자이기도 하고, 죽어가는 딸을 돌보는 사랑을 가진 아빠이기도 하고요. 명준의 주기만 하는 사랑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합니다. 가진 것을 다 내주는 남자 역할을 한 윤계상의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장첸이었던 것을 까맣게 잊게 해줍니다.

 

김명준 말고도 한없는 사랑을 주는 남자가 한 사람 더 있습니다.

보안회사에서 일하는 박철원인데요. 그의 아내는 최동억 (유괴당한 아이 로희의 할아버지)의 병원에서 무면허 의사의 수술로 목숨을 잃고 맙니다. 이 일로 아내와 배 속의 아이를 함께 잃은 박철원은 최동억을 죽이려고 칼을 품고 병원에 가지만  쉽게 칼을 휘두르지 못하고 맙니다. 하지만 최동억은 박철원에게 패악을 부립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것 없다는 듯이. 박철원은 간호사가 들고 있던 트레이에서 피묻은 칼을 집어들고 최동억에게 휘두르는데 운 나쁘게도 그의 딸의 목을 그어버립니다. 더 운 나쁘게도 메스에는 에이즈 환자의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이 일로 박철원은 평생 속죄하면서 삽니다. 

 

                                                                ***

 

강한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개성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는 관객들을 사로잡고 완벽하게 설득해 버립니다. 어느 누구도 깰 수 없는 개연성 강한 스토리 한 편이 완성되는 거죠.

 

마지막 메이킹 영상을 보니까 제작진이 여주인공인 소녀 유나에게 여우 주연상을 만들어서 주던데, 저도 유나는 올해 최고의 주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윤계상의 연기도 훌륭했고요.

 

굉장히 재미있고, 긴장감도 넘치고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아주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이럴 때는 박수를 쳐주어도 될 것 같습니다.

 

배우, 제작진, 감독, 작가 모두에게 박수를. 짝짝짝!!

 

그리고 원작자에게도 부라보!!

 

최근 들어 정말 책을 많이 안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괴의 날은 꼭 보려고 합니다. 초반부 읽어봤더니 술술 읽혀내려가고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등장인물

 

 

윤계상 (유괴범. 김명준)

 

 

3년만에 나타난 전처가 딸의 병원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유괴를 지시합니다.

멍청하고 어수룩한 김명준은 유괴할 자신이 없지만 진짜 딸 희애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동의하고 맙니다.

 

유나 (유괴당한 아이 최로희)

 

김명준이 유괴할 아이가 사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일 때 집에서 스스로 걸어나와 김명준 앞에 쓰러져 버립니다. 김명준은 자기 앞에 떨어진 목표물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고요.

운 좋게도 아이는 기억을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천재. 5개국어에 능통하고 최소한 몇 개 국어는 잘 할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는 잃어버린 기억 때문에 김명준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마주치는 모든 어른에게 반말하고, 일을 시키는 능력은 가히 천재급입니다.

 

 

김신록 (김명준 아내, 서혜은)

 

 

3년 전 집에 있던 돈을 다 들고 사라져 버린 김명준의 전처입니다.

백혈병으로 쓰러진 딸 병문안 한 번 오지 않던 그녀는 김명준을 찾아와 최로희라는 아이를 유괴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냥 집안에 들어가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면서, 못하겠다는 김명준을 마구 휘몰아칩니다.

 

욕심이 많은 성격인데 밉지 않더군요.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의 욕망은 공허하고 슬퍼요.

보시면 알겠지만, 거침없이 욕망을 드러내는 서혜은은 그걸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김상원 (보안업체 직원 박철원)

 

 

로희 아버지 최진태 원장의 집과 병원을 관리해 온 보안업체 직원입니다.

박철원이 사람들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스포없이 드라마를 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략합니다.

 

 

박성훈 (형사 박상윤)

 

 

글로리의 그 전재준이 연기합니다.

유괴 사건 담당 형사로 원칙주의자이며 유능합니다.

사건 수사를 방해하는 방해꾼들을 물리치고 피해가면서 사건의 진실에 도달합니다.

 

그밖에 여러분이 나오는데요, 너무 많은 스포를 자제하려고 조연들의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줄거리

 

 

인물 소개에서 썼던 대로, 김명준은 전처인 혜은의 지시로 로희를 유괴하러 나갑니다. 하지만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를 유괴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그 순간 집 안에서 아이가 뛰어나오더니 김명준의 차 앞에 털썩 쓰러집니다. 기절한 아이가 최로희라는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데려오는데, 다행스럽게도 로희는 기억을 잃은 상태로 깨어납니다.

 

로희는 까다롭고 시니컬한 아이로 김명준과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박학다식하고 논리적입니다. 뭘 해도 김명준이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닙니다. 김명준은 로희를 다시 돌려 보내고 싶지만, 골수 이식 수술을 받아야만 살아날 수 있는 딸 희애를 생각하면 돈은 꼭 받아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로희 부모에게 전화를 거는데 그들이 전화를 받지 않아서 로희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로희 집 앞에는 경찰차가 여러 대 와 있고, 잠시 뒤 흰 천으로 덮인 시신이 나오는 것을 목격합니다. 김명준은 자신이 범인으로 몰릴 것이 두려워서 그 자리에서 도망쳐 집으로 돌아오는데 하필이면 고물상이 로희를 리어커에 싣고 도망치는 중인 것을 찾아냅니다. 우여곡절과 난리를 겪은 끝에 겨우 로희를 되찾아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음날 자수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로희에게 마지막으로 뭘 먹이고 싶었던 김명준은 시장에서 몇 가지를 사서 먹이는데 새우 알레르기가 있던 로희는 뭔가를 먹자마자 쓰러져 버립니다. 김명준은 로희를 데리고 영인병원으로 달려가고, 로희는 자신의 아버지가 김명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로희는 자수하겠다는 김명준을 설득해 부모를 죽인 범인 찾기에 나서고, 이때부터는 두 사람의 로드 트립이 시작됩니다.

열한 살 소녀와 유괴범의 여행은 의외로 재미있고 긴장감도 넘칩니다.

 

유괴범과 유괴당한 소녀의 티키타카도 재미있습니다만 약물을 주입하고 뇌수술을 해서 아이를 천재로 만들겠다는 연구를 하던 로희 아버지의 연구는 과연 성공했을까요? 정답은 마지막에 나옵니다.

 

 

제가 올해 본 중에 가장 재미있고 가장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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